제주도에 아토* 어린이 가장 많이 발생

가톨릭대, 거주지와 부모 소득수준 조사 결과

부모의 소득이 높은 아이의 아토* 유병률은 저소득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3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시 거주 아이의 아토* 유병률은 농촌 등 시골에 사는 아이보다 24%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박영민 교수팀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 자료를 토대로 어린이, 청소년(1-18세) 8947명의 아토* 피부염 유병률을 각자의 거주지(16개 시도)ㆍ연령ㆍ부모의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천식과 알레르* 분야 학술지인 ‘AAIR’(Allergy, Asthma&Immunology Research) 최신호에 소개됐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도시에 사는 어린이의 아토* 유병률이 높은 것은 대도시 대기오염 등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기오염 물질이 많을수록 아토* 증상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가 2013년 국내에서 나왔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공동 연구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ㆍ벤젠 등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아토*가 심해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도시 거주 어린이의 아토* 유병률이 높은 것은 흙에서 미생물이 줄어드는 등 환경이 개선될수록 천식ㆍ아토*ㆍ비염 등 각종 알레르* 질병이 늘어난다는 이른바 ‘위생가설’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습도가 높은 곳에선 쉽게 땀이 나서 아토*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전국 16개 시ㆍ도 가운데 어린이 아토* 피부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로 밝혀졌다. 특히 제주의 여자 어린이는 전국에서 아토* 피부염 보유율이 가장 높았다(21.1%). 이 연구에서 우리나라 18세 이하 어린이의 평균 아토* 피부염 유병률은 13.5%였다. 8명 중 1명꼴로 아토* 환자인 셈이다.

전국에서 아토*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17.7%)였다. 부산(17.2%)ㆍ광주(16.3%)ㆍ대구(16.1%)도 아토* 유병률이 높은 시도에 속했다.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과 강원은 10-15% 범위였다. 광역지자체 중 아토* 유병률이 최저인 곳은 충남(9.1%)으로 제주의 절반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수도권보다 남부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아토* 유병률이 높았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남부지역 어린이에게 아토*가 잦은 이유는 불분명하나 저(低)위도 지역 거주자의 아토* 증상이 상대적으로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아토*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이는 5세(19.8%)ㆍ8세(19.1%)ㆍ6세(18.7%)였고, 낮은 나이는 15세(7.9%)ㆍ18세(8.5%)ㆍ16세(10.2%)였다. 대체로 나이가 어리거나 초등학교 입학 무렵에 아토* 피부염 유병률이 높았다.

한편 아토*(Atopy)는 그리스어로 ‘이상한’ㆍ‘비정상적인’이란 뜻이다. 왜 생기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불분명한 피부염이란 뜻이다. 유전적 또는 음식ㆍ진드기 등 환경적 원인 탓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려움을 참지 못한 환자가 심하게 긁어서 진물이 나오고 딱지가 생기는 것이 아토*의 주증상이다. 어린이 아토*는 주로 팔ㆍ다리의 접힌 부위에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