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는 무균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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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는 비누를 사용합니다. 이를 1차 세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누는 세균이 없는 무균지대일까요?
      
일부 의사와 미용 전문가들은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반드시 물비누만 사용합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비누는 세균을 옮긴다며 절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반면에 일부 의사들은 지하철 등의 공공화장실에 놓인 비누로 손을 씻어도 문제 없다고 큰소리 칩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前 대통령은 아예 고체 비누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항상 전용 손소독제를 휴대한다고 합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평범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참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비누에 세균과 박테리아가 득실득실하다는 공포스런 얘기는 오래됐습니다. [굿바이, 세균]이라는 책에서는 "고체비누를 쓰지 말고 물비누 용기에 있는 비누를 쓰라"고 권장합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옮길 수 있는 세균을 막자는 취지입니다.
      
미국은퇴자협회에서 제공하는 건강정보에는 "손을 깨끗이 하려고 비누를 사용하지만 비누에 있는 세균과 박테리아가 더 묻어나올 수 있다"고 겁을 줍니다. 이 협회는 또 "공중화장실 물비누통의 25%가 세균에 오염됐다"는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연구결과를 들이대며 "공중화장실 비누통은 아예 만지지도 말고, 만졌다면 15~20초 동안 뜨거운 물로 손을 다시 씻어라"라고 말합니다.
      
어떤 미용전문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누는 높은 pH를 유지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라고.
      
보통 비누는 pH 산성도가 6을 넘어서는 알칼리성 비누입니다. 또한 세정 성분과 방부제가 세균의 번식과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세균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합니다. 식약청은 "비누에 세균이 있는지 없는지 보다는 비누를 사용할 때 세균이 사람 몸에 옮겨오는 지를 봐야 한다"고 합니다. 비누의 계면활성제는 사람 몸에 있는 것을 분리해서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비누에 세균이 있다고 해도 씻겨나간다고 봐야 옳은 것이지, 거꾸로 사람 몸에 붙을 가능성은 적다는 논리입니다.
      
19세기 말에 목욕의 필요성에 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파스퇴르가 그때까지는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세균과 박테리아의 존재를 널리 알리면서 촉발된 논쟁입니다.
      
목욕을 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세균과 박테리아가 사람 몸에 더 달라붙어 기생하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목욕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목욕을 해야 피부에 붙어 있던 미생물 수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목욕 필수론이 있었습니다. 세균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아는 게 병'인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비누로 손을 씻어서 세균이 옮겼다는 연구보고는 아직 없습니다. 또한 사람 몸에는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이 함께 존재하면서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나쁜 세균만 콕 집어 골라낼 수 있는 비누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씻지 않는 것보다는 씻는 게 위생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