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화장품 시장 현황 & 트렌드

더 이상 화장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군가가 사다준 화장품을 수동적으로 사용하던 남자들이 직접 발라보고 구매하는 적극적인 소비자로 이미 변신 완료했고 스킨, 로션을 바르는 정도에서 고급 에센스, 아이크림, 안티에이징 크림은 물론 비비크림, 색조화장품까지 다양하게 사용하는 단계로까지 훌쩍 진화했다.

업계 추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은 2007년 5,300억원대에서 2009년 6,500억원으로 2010년 8,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9,000억원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1조원 시장을 넘을 것으로 낙관 전망하고 있다. <그림 참조> 특히 기존 인기 상품이었던 기초 화장품보다 메이크업을 위한 컨실러나 비비크림, 모공관리ㆍ미백, 안티에이징 등 기능성 제품의 성장 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톱10 ‘장악’

지난 2010년 국내 톱10 남성화장품 브랜드의 생산실적은 2,025억원이다. 남성화장품 톱10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독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헤라 옴므, 오딧세이, 라네즈 옴므, 설화수 정양, 아이오페 포맨, 미래파 등 6개 브랜드를 올렸고 LG생활건강은 보닌, 오휘 포맨, 더 히스토리 오브 후 공진향 군, 이자녹스 옴므 등 4개 브랜드를 톱10에 진입시켰다. <표1 참조>

남성화장품의 순위 변화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헤라 옴므는 2008년부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생산금액 599억원을 기록했다. 생산량은 3,904만개였다. 보닌 옴므는 3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2009년 357억원에서 2010년 403억원으로 증가했다. 3위를 차지한 오딧세이는 2010년 200억대를 돌파했다. 2009년 159억이었던데서 224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한편 남성용 클렌징 시장은 2010년과 2011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렌징 토탈이 866억원에서 904억원으로 증가한 가운데 남성용 클렌징 시장의 증가세는 미약했다. 한편 남성용 클렌저 톱10 브랜드는 니베아, 라네즈 옴므, 뉴트로지나, 보닌, 꽃을 든 남자, 비욘드, 갸스비, 로레알, 맨담, 우노 등이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2, 표3 참조>

유명 수입 브랜드 공세, 신규 진입 증가

남성화장품 시장에서 유명 수입 브랜드의 공세와 해외 업체들의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백화점 판매 1위 남성 브랜드 비오템 옴므는 로컬화에 힘을 쏟는다. 배우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발탁하고 남성대상 스킨케어 쇼, 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밀리터리 클럽 등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화이트닝 제품을 출시했으며 최근엔 비비크림도 내놨다. 랩시리즈도 BB크림을 선보이고 국내시장을 겨냥해 배우 지창욱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했다.

일본 브랜드 SK-Ⅱ는 국내에서 맹활약중이다. 전세계 최초로 남성브랜드 SK-Ⅱ MEN을 한국에서 첫 공개했다. 한국시장을 테스트 마켓으로 정하고 판매를 시작한 SK-Ⅱ MEN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출시 4일만에 한달치 물량이 모두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호평에 힘입어 세럼과 클렌저를 추가로 공개했다.

피부 컨설팅과 1대1 맞춤 서비스로 유명한 크리니크는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기 싫어하는 남성들을 위해 보습기능과 함께 자외선 차단 효과가 하나로 된 오일프리 보습 로션과 남성 전용 수분 크림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키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남성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즌별 남성라인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 3월에는 한국오츠카제약이 남성화장품 브랜드 우르오스를 앞세워 국내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르오스는 2008년 9월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발매 3년만에 남성 기초 화장품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한 일본내 인기 브랜드다.

리뉴얼, 혁신 제품 추가 경쟁력 확보

국내 주요 업체들도 라인 리뉴얼ㆍ제품 다양화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라네즈 옴므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전 품목 리뉴얼 이슈로 새로워진 라네즈 옴므는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트렌디한 남성들의 그루밍 고민을 위해 더욱 강력해진 토탈 그루밍 솔루션을 제시한다.

중년 남성고객을 잡기위해 남성용 한방 안티에이징 진결 라인도 출시했다. 한율 진결라인은 순수 국내 한방 약재인 구기자, 하수오, 갈근으로 처방된 한방 농축 성분인 진결단이 남성의 피부 안색과 탄력을 개선해 준다.
헤어토털 패션브랜드 미쟝센에서는 이중 두피 쿨링 효과와 모근강화 효과를 지닌 남성전용 샴푸와 린스 ‘더 쿨(The Cool) 0℃’ 라인을 출시했고 이니스프리에서는 남성 전문 스킨케어 라인 포레스트 포맨을 새로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은 남성고객 트렌드를 반영, 오휘 포맨 전제품에 대한 리뉴얼을 올 초 단행했다.
보닌에서는 축구스타 박지성 선수와 함께 개발한 남성용 피부 항산화 화장품 보닌 JSP 라인을 내놨다. 3중 기능성을 포함해 피부스트레스 완화, 피지조절, 늘어진 모공커버 등 총 12가지 효과를 담은 스마트한 BB 제품도 보닌 더스타일 라인에 추가했다.

네이처 리퍼블릭은 남성 고객들의 피부고민에 따라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기능성 라인, 피부타입별 맞춤 라인, 멀티 기능 라인, 10~20대를 위한 라인 등 크게 4개 라인으로 나눠 출시했다.
더페이스샵은 차도남을 위한 메이크업 라인 5종을 내놨다. 또렷한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해주는 아이브로우와 아이라이너 2종, 번들거리는 피지를 잡아주는 오일 컨트롤 스틱, 자외선 차단과 피부톤 보정 효과의 비비 크림, 여드*과 피부 잡티를 가려주는 컨실러 등으로 구성됐다.

온라인·편의점·브랜드숍 채널 다양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남성화장품 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편의점에서도 남성화장품을 찾는 손길이 늘어나고 있다. 2010년 기준 2년여 동안 편의점 남성화장품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20~30% 신장했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경우 2010년 남성화장품 매출이 전년대비 57.4% 신장했고 2011년에도 전년 동기대비 50.3% 올랐다.




중저가 브랜드숍 역시 남성 화장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화장하는 남성을 위해 남성전용 아이브로우, 아이라이너, 비비크림, 컨실러 등 메이크업 라인을 강화하거나 기존 인기 남성제품을 리뉴얼 출시하는 등 남성고객 공략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남성고객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쇼핑에서도 남성고객들은 그 세를 넓히고 있다. 남성들이 인터넷 쇼핑에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 상품은 스포츠용품이지만 최근 화장품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남성고객이 인터넷 쇼핑으로 주로 구입하는 화장품은 스킨, 로션의 기초 화장품과 미백ㆍ자외선차단제 등이며 에센스와 팩 등 스페셜 관리 제품에 대한 판매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 백화점은 남성고객 250명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선호하는 아이템을 조사했다. 20대 남성들은 외출할 때 다른 사람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재킷, 청바지 등 의류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30대는 화장품을 꼽았다. 20대 때 느끼지 못했던 피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화장품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고객 대상 맞춤형 마케팅 전개

20~30대 미혼남녀 1,080명을 대상으로 한 소개팅 서비스 업체가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절반이 넘는 54%가 “남자도 BB크림 정도의 기초화장은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옴므가 지난 3월 온스타일 라이프스타일러 1,732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첫 만남에서 남성의 얼굴을 볼 때 가장 많이 따지게 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 56.8%가 ‘깨끗한 피부’라고 답했다. 남성의 밝고 깨끗한 피부가 사회생활에 있어서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도 93.1%가 ‘그렇다’고 답해 압도적이었다.



화장품 업계와 유통 업계가 남성 고객 잡기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남성화장품 시장이 커지면서 남성용 화장품도 까다로운 고객 니즈를 따라잡기 위해 점차 고급화, 고기능화, 세분화 되고 있다.
남성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직장인ㆍ대학생ㆍ군인 등을 대상으로 화장법을 알려주는 등 남성만을 위한 ‘메이크업 클래스’를 마련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비오템 옴므는 백화점 매장에서 국내 최초로 남성고객을 대상으로 스킨케어 쇼를 선보였다. 남성 뷰티 어드바이저가 남성 모델을 대상으로 세안부터 BB크림으로 얼굴을 보정해주는 마무리 단계까지 전 과정을 소개했다.

한 백화점은 로엘족(자신을 꾸미는데 관심이 많은 30~40대 남성들을 일컫는 말)에게 최신 트렌드의 의류나 화장품을 소개하는 쿠폰북을 발송하는 등 맞춤형 마케팅을 제안하고 있다. 미용이나 패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연령도 폭넓다. 남성 고객들의 까다로운 니즈를 따라잡아야 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첫 무대로 한국을 선택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해외 브랜드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의 치열함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